소식

소식

소식지

[interview] 느슨한 연대의 힘, 용인한지
작성일 : 2021-12-01 조회수 : 447
한지 장인을 만나다 - 10편

한지문화산업센터는 한지 문화의 아름다운 전통을 잇고 있는 전국의 한지 공방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지를 향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19개 공방의 역사와 철학, 특징 등을 하나하나 짚고 있죠. 그 세 번째 순서로 용인한지, 원주전통한지, 원주한지, 이상옥전통한지, 장지방 등 총 5개 공방을 소개합니다.
 
고궁한지 / 대성한지 / 대승한지마을 / 덕치전통한지 / 문경전통한지 / 성일한지 / 신풍한지 / 신현세전통한지 / 안동한지 / 용인한지 / 원주전통한지 / 원주한지 / 이상옥전통한지 / 장지방 / 전주전통한지원 / 천양피앤비 / 천일한지 / 청송전통한지 / 청웅전통한지
 

느슨한 연대의 힘, 용인한지
 

요즘 창작자들 사이에서 ‘느슨한 연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서로의 특징과 개성을 존중하되 공통된 가치와 철학을 위해 협업하고 연대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죠. 용인한지가 소속되어 있는 팔복동 협동조합도 느슨한 연대의 힘을 잘 보여줍니다. 또 이들은 인사동 송지방과도 특별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죠. 김인수·정정순 공동창업자의 인터뷰에서는 이들에 대한 단단한 신뢰가 느껴졌습니다. 전통은 결코 홀로 지킬 수 없습니다. 같은 뜻을 품은 든든한 동료들과 ‘한지 어벤저스’를 이루고 있는 용인한지의 이야기가 특히 와닿는 이유입니다.

원래 흑석골에서 자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장경순)는 20대 때부터 언니들이 일하는 한지 공장에 따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한지 제작의 길로 들어섰어요. 흑석골은 한지 마을이라 불리울 만큼 한지 공장이 많았습니다. 해방 후에는 더 늘어나기도 했고요. 남편인 김인수 대표도 한 마을에 살았고 같이 일하면서 부부의 연까지 맺게 됐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사내 연애라고 해야 하나?(웃음)
 
지금의 용인한지를 세운 건 언제부터였나요?
1986년부터 모 한지 공장에서 일했는데 1998년 공장 사장님이 운영을 그만두면서 저희가 인계를 받았어요. 그때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해 운영하기 시작했죠. 성일한지, 천일한지와 함께 팔복동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김인수 대표님의 초지기술이 굉장히 좋다고 들었어요.
초지 기술도 어느 정도 타고 나는 게 있습니다. 같은 과정을 밟아 만들어도 결과물이 차이가 나죠. 오랫동안 여러 공방을 돌며 노하우를 쌓은 덕에 용인한지에서 나오는 종이는 상당히 매끄럽습니다. 보통 25그램 정도 되는 종이는 표면이 울퉁불퉁하기 십상인데 그런 것이 없죠.


 
©최형락
 
지금은 주로 어떤 종이를 만드나요?
여러 가지가 있어요. 그램 수도 다양하고. 색지는 만들지 않지만, 서화지. 인화지. 상장 용지. 수의 만들 때 사용하는 줌치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죠.
 
색은 어떻게 내고 있나요?
닥 삶을 때 양잿물로 내고 있어요. 염색 약은 전혀 쓰지 않고요. 주로 가성소다를 사용하지만, 좋은 종이를 만들 때는 황촉규를 만들어 씁니다. 조선왕조실록 복본화 사업처럼 중요한 프로젝트에 한해서 말이죠.


 
©최형락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종이를 유통하는 한지 공방들도 많잖아요? 용인한지는 어떤가요?
저희 종이의 95%는 인사동으로 가요. 몇몇 화방으로도 유통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송지방으로 가죠. 용인한지를 시작하면서부터 그곳과 인연을 맺었어요. 입소문을 들었는지 송지방 사장님이 먼저 한지를 1000장 정도 보내 달라고 요청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가 서울을 올라가본 적이 없어요. 지금도 송지방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모르죠.(웃음) 그래도 이렇게 인연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닥을 직접 기르지는 않는다고 들었어요.
국산닥은 예천에서 공수해오고, 수입닥은 송지방에서 대줍니다. 다른 데서는 구입하지 않고 오직 송지방이 수입해온 닥만 사용하죠.


 
©최형락
 
©최형락

대단한 패밀리십이네요.
서로 믿음이 있어 가능한 것 같아요. 용인한지는 많은 양의 종이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아요. 대신 꼼꼼하고 정확하게 품질을 살피고 관리하죠. 이런 엄격함이 있기에 돈독한 신뢰 관계가 쌓인 것 같습니다.


주소ㅣ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신복천변2길 18-25 (우편번호 54846)
전화ㅣ 063) 212-5514


* 이 인터뷰는 한지문화산업센터가 2019년 19개 한지 공방을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발췌·재구성한 것입니다.

 
[interview] 상아탑에서 현장으로, 원주전통한지
[특집기획] 태평양을 건너간 천년 한지, 에이미 리